이전 아크릴로 만든 소형 컴퓨터를 소개한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 ITX 보드를 구입하면서 케이스 역시 다시 짜보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새로 ITX보드를 입양한 기념(그냥 지름신) 으로 새로 케이스를 짜보기로 했습니다.
늘 그럿듯 계획이 거창한 관계로. 케이스를 짜기 전 제 나름대로의 기준 몇가지를 세웠습니다.
. 부품의 탈착이 제법 자유로와야한다.
2. 주위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3. 일반적으로 '가공'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한다.
4. ITX보드 두개를 모두 활용한다.
덧- 아크릴은 해봤으니 다른걸로 해봐야지
~해서 나오게 된 아이디어가 바로 '합판으로 만든 케이스' 였습니다. 사실 1T 두께의 아크릴로 케이스를 만들고보니 살짝 힘만 가해져도 툭툭 금이 가버리는 통에 영 불안한게 아니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전원선이 꼽히는 뒷부분에는 실금이 무려 2cm나 가 있었으니 말이죠.
그래서 3T 두께의 아크릴로 하자니 제법 귀찮았고, 또 주위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게 아니었습니다.(저희집은 상당히 시골이고, 구하려면 인터넷 구매를 해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알류미늄의 경우 맨손으로는 가공이 쉽지 않고, 구하기도 쉽지 않았으므로 역시 패스.
그래서 절충안으로 나온게 합판이었습니다. 합판이면 썰기도 쉽고 구하기도 쵸큼 쉬울터이니 말이죠.
하지만 먼저 들어가기 앞서 제가 새로 입양한 ITX 보드와 부품을 소개하겠습니다.
이번 작업을 위해 새로 산 2GB 램과 놋북용 2.5인치 하드입니다. 용량은 둘 다 160GB 씩.
..사실 좀 용량 큰걸 살까 했지만 하드를 마지막에 골랐는데 통장 잔고가 눈에서 아른거리는 바람에..
새로산 ITX보드에 넣어줄 45W 저전력인 4450E 입니다. 이 한단계 위하고는 1만원 차이, 아래로는 4천원 차이라서 만만한 4450E를 골랐습니다.
그런데 저전력이라고 나왔으면서 쿨러는 그대로군요. 얇은 쿨러를 넣어주는 센스를 기대한 제가 바보일까요.
이번의 주역, 보드입니다. AM2+를 지원하는 780G 보드입니다. 자세한 스펙은 보드 리뷰가 아니므로 생략하겠습니다.
2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임에도 상당히 단촐한 악세사리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근데 스티커는 2개군요. AMD CPU에 스티커가 안들어있는데 이걸로 대신해야 할까요.
앉아서 얌전히 카메라셔터 누르는 착실한 성격이 아니라 작업하면서 핸드폰으로 틈틈히 찍은 사진입니다. 흔들렸네요(좌절) AM2+ 소켓이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왼쪽의 검은색 히트싱크위의 스티커에는 얇은 케이스에서 사용할시에 액티브 쿨링을 하세요~♡ 라고 써있습니다. 물론 하트는 없습니다. 악세사리에 있는 40mm팬을 사용하라는 것인지 피스도 들어있습니다.
ITX주제에 백패널이 제법 호화롭습니다. 왼쪽이 덜찍혔는데 PS/2는 키보드용 하나만 있고 마우스 자리에 USB 포트가 2개 있습니다. 아무래도 타겟층이 일반 사용자이다보니 COM 포트도 없군요. 소개하진 않았지만 ITX보드 주제에 오버클럭 메뉴도 있더군요.
이쯤에서 부품 소개는 마치도록 하고, 작업과정을 찍은 사진을 소개 하겠습니다.
사실 조금 두께가 얇은 송판같은걸 기대했습니다만, 그런것도 일반적으로 구하기엔 제가 사는 시골동네가 너무 촌구석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나온것이 이 나무판. 나무 조각들을 접착제를 발라 압축해서 만든 판 ~인데 이름을 까먹었군요. 고등학교 기술가정시간에 배웠던것 같은데 말입니다.
두께가 무려 10mm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나무판입니다. 건축 내장제로 쓰이는 캐나다산 목재판인데 장당 8천원인가로 언뜻 들었습니다. 남는 쪼가리가 굴러다니길래 주워왔습니다. 써는것도 쉽지가 않군요.
쓱싹쓱싹. 자르기 시작했습니다. 자는 30cm자입니다. 줄톱으로 길을 조금 내고 나무톱으로 썰었습니다. 사실 줄톱으로 하려고 했는데 어림도 없더군요.
I/O쉴드 구멍을 내보았습니다. 당연히 줄톱으로 못했기 때문에 드릴을 빌려와 신나게 구멍을 뚫어댔습니다.
덕분에 삐뚤삐뚤.
80mm팬 자리를 뚫었습니다. 각기 흡기와 배기를 담당시킬 목적입니다.
윗구멍은 파워 스위치가 나올 구멍..
슥삭슥삭 다 썰고서 투명락카칠을 했습니다.
...만, 3번이나 칠했는데 요놈의 나무판이 락카를 너무 잘 빨아들이는군요. 막은 커녕 색깔만 조금 진해졌을 뿐입니다.(...) 여기에 락카 막을 형성하려면 최소한 10번은 칠해야 할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그냥 여기까지만 칠하기로 했습니다.
칠하는데는 무색락카 한통과 붓이 사용되었습니다.(에어 브러시는 일반적인 장비가 아닙니다.(좌절))
사이즈가 맞는지 보기위해 보드를 얹어봤습니다.
높이를 좀 두어 밑으로 HDD를 넣을 생각입니다.
팬도 끼워보고 I/O쉴드도 끼워봤습니다.
어이쿠, 그런데 이 나무판이 두께가 좀 있다보니 일반적인 팬 피스로는 도저히 두께를 감당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팬쪽에서 바깥쪽으로 피스를 끼워넣는데 이게 영 힘든게 아니더군요. 다음부터는 좀 긴 피스를 구해놔야 겠습니다.
막 작업하고 있을때 4일전에 주문한(참 빨리 옵니다.) 소형 파워가 도착했습니다. 전처럼 M-ATX를 써볼까 했지만 투컴을 듀얼파워로 하면 도저히 소형이 안될것 같아서 이녀석을 구매했습니다. 윈덤사의 피코파워인데, 이지가이드에서 업체 직발송만 한다길래 업체 사이트를 직접 가보니 윈덤사가 카피씨코리아더군요. 예전에 Geode CPU단품 구매가 되냐고 물어봤을때는 그런거 없다는 대답을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울음)
최근에 가보니 ITX 제품도 상당히 다양(전에 갔을때는 팬4, 팬3 제품이나 인텔 모바일 제품 몇개가 고작이었는데 말이죠.)해졌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Geode 지원 ITX 보드에서 발생했습니다. 파워에 검은 박스가 돌출되어 있는데 이게 CPU 히트싱크에 걸리더군요. 마침 무팬 패시브 쿨링을 할참이었기 때문에 가차없이 핀을 눕혀 버렸습니다.(..)
방해없이 장착..
구멍도 다 뚫었으니 본격적으로 조립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계획한대로 경첩을 달고
또 달고
또 달았습니다. 구조가 좀 희한해졌습니다.
배경이 집밖에서 집안으로 옮겨졌습니다. 톱밥 날릴 일이 없어졌기 때문에 나머지 작업은 집안에서. 밖은 요새 너무 춥고 덥고 해서 말입니다.(..)
경첩으로 이은 판을 제외한 나머지 판은 모두 못질을 했습니다. 그런데 못질하다가 실수로 못이 조금 튀어나온 일이 있었지만 밑바닥이니 살포시 덮어버렸습니다.(?!)
다 조립하고 닫아봤습니다.
이걸로 고정시킵니다. 이전 아크릴 보드에 비해 열기가 편해졌습니다.
하드에 어디에 들어갈 녀석인지 표시도 해주고
미리 꼬아놓은 SATA 데이터 케이블과 함께
전원선을 미리 꼽아줬습니다. 전원선은 사타케이블로 감싸주었습니다.
그리고 보드 밑으로.
보드 두개 역시 장착이 끝났습니다. 이제 파워를 연결하고 선정리를 해야겠죠.
잘 꼬은 사타선 열 타이 안부럽다... 는 이야기는 물론 없습니다.(두들겨 맞는다.) 하지만 케이블 타이 없이도 선이 제법 깔끔해 보이는군요. 다만 위치가 팬 바로 앞이라...
하지만 파워 위치가 위치인지라 딱히 숨길곳이 없군요.
위쪽 보드에도 연결하고
닫아버립니다.
어뎁터와 연결하는 부분 구멍을 내버릴까 하다가, 각 I/O쉴드에 여분 구멍이 있어서 넣어버렸습니다.(무책임)
왼쪽
오른쪽.
챤! 완성입니다.
...일것 같았는데 뭔가 빠졌습니다.
전원스위치가 없군요.(털썩)
그래서 그냥 아까 구멍에 넣어버릴까 하다가
조금 허전할 것 같아서 밖에 나가 목각을 썰었습니다.
목각을 세로로 쪼개고 다시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음 조각칼로 안을 파내었습니다.(한참 쪼그리고 앉아서 이걸 파고 있자니 손이 아니라 다리가 저리더군요.)
뭐 대충 이런식?
구멍으로 선을 빼고 붙였습니다. 음, 조금 그럴싸하다고 생각하는건 저만의 착각일까요.
위의 연질 플라스틱 테이프를 끼워넣고 활자를 맞춘다음에 스위치를 누르면 활자가 새겨집니다.
그래서 붙여봤습니다. 사실 PWR 할까 POW 할까 고민했는데 리셋 스위치를 RES로 해버려서 그냥 전원 스위치를 POW로 했습니다.
LED는 폐 케이스에서 뽑아낸 LED들로 원래는 빨간색이 HDD LED였지만 Geode지원 ITX보드의 전원LED로 연결했습니다.
참고로 팬 두개는 모두 Geode 보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2입 1출력 보드를 만들어볼까 했지만 역시나 일반적인것은 아닌것 같아서 서브인 Geode 보드에 모두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듀얼 랜을 지원하는데다 전력소모도 적고 더 오래키는 쪽이 될것 같아서 말입니다.
자, 날개입니다.(뭐?!)
..는 농담이고, 위의 780G 보드 사진을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보드는 PCI-Express 2.0을 지원합니다. 물론 당장은 쓸 생각이 없었지만(라기보다 통장 잔고가 없고) 혹시 나중을 생각해서
이런식으로 열리게 했습니다.
원래 피스를 하나 더 박고 고무줄을 엮은다음 글루건으로 고정해서 탄력을 갖게 해볼까 했지만 경첩이 빡빡해서 필요 없을것 같군요.
일단 케이스를 만들기만 했고 아직 사용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사용은 내일부터가 될것 같네요. Geode지원 ITX보드는 랜을 연결해 원격 컨트롤을, 인터넷은 듀얼랜을 지원하는 Geode보드에 연결하고 랜공유로 본컴을 굴려볼 생각입니다.(사실 제방에 랜선이 하나밖에 안들어와서..)
다만 다 만들면서 생긴 걱정이라면..
일단 저 나무의 장점은 내장재로 쓰일 정도로 소음 흡수와 보온성능이 매우 우수합니다. 내장재중에서는 상당히 고급에 속하기 때문에 자체 강도역시 상당한 편이죠.
그런데,
보온성이라니.
아크릴도 열교환이 잘 안되는데 이건 좀 더 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뭐, 이전 Geode기반 ITX보드를 굴릴때도 한여름에도 50도이상 올라간적은 없었으니, 파워와 HDD 발열이 상당히 적은 이 케이스도 그리 무리가 가는 일은 없....
...겠죠? 그렇겠죠? AM2 CPU가 걸리긴 하지만 쿨앤콰이어트와 함께라면 무섭지 않습니다!(아마도요.)
휴우. 그럼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